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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실

[잡설] 2014 소치 컬링 경기를 보다 든......


(http://curling.sports.or.kr:8088/servlets/org/front/Main)

컬링? 

먼저 컬링관련자분들이 들으면 서운해 할 수 있겠으나, 전 지난 30 여 년동안 한 번도 컬링이란 운동에 대해 제대로 관람은커녕,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아마 빙상운동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분명 컬링은 대중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마이너 중에 마이너임은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소치올림픽 국대팀 덕분에 컬링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한 게임 내내 진득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2월 12일 새벽에 열린 스위스전이 나의 공식 첫 컬링 관람기록이 된 것이다.


경기를 보면서 든 생각은 재/미/지/다!!! 이었다. 
비슷한 시각 SNS를 훑어보면 비슷한 감상을 갖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 사람들은 꽤나 흥미진진함을 느끼며 컬링을 관람하고 있었다.


처음 접한 컬링에 대한 감상을 몇 가지 관점에서 요약해보고자 한다.


1. 컬링?

종목자체가 낯설고 새롭다. 자주 접하지 않던 종목이기에 지루함이 없고 호기심이 느껴진다. 또한 다른 운동종목들은 폭발적 신체운동능력을 요하는 반면, 컬링은 세밀함, 무결성, 정신력 등이 중시되는 종목이기에 그 속성 또한 차별된다.(당연 운동능력과 기본체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130km/h의 루지나 허벅 스피드스케이트의 운동성과의 비교다.


2. 무엇인가 떠오르지 않는가?

올림픽 정식 종목과 비할 예는 아니겠지만, 어릴 적 구슬치기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게다가 성인이 되서 즐기는 당구의 스핀과 힘조절(가야시), 각(나미, 오시), 볼링의 코스공략, 콤비네이션 플레이와 유사한 플레이들이 매번 목격된다. 격렬한 기록성 경기는 숨죽이고 지켜보는 것이라면 컬링은 왠지 내가 한 번씩 해봤던 놀이(or게임)과의 운영원리가 비슷하여 자연스럽게 감정이 이입된다. 물론 지금의 내 수준은 경기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이기에 더 깊게 말할 수는 없으나 한 스톤, 한 스톤을 던질 때 나의 얄팍한 경험에 근거해 물리적 궤적을 예측해본다. 



3. 장기는 역시 훈수가 재미!

사격이나 양궁과는 다르더라. 목표지에 정확히 가져다 놓는 기록 종목이 아니다. 정해진 숫자의 스톤을 활용하여 공격과 수비가 이뤄지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전략과 각 상황별 전술 그리로 예외상황에 대한 대응이 그때그때 요구된다. 앞서 다른 경기와의 유사성을 언급의 연장선 일수도 있겠다. 전통적인 지력스포츠인 바둑, 장기(체스)나 스타 등으로 상징되는 e스포츠에서의 전략성을 엿볼 수 있다. 하여 상대의 기질, 우리의 심리상태, 기세 등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변화하는 작전이 구사되고, 그 작전을 관람하여 선수의 선택과 나의 선택이 일치했을 때의 짜릿함이 있다. 당연히 플레이어나 해설자보다 빠른 판단과 성공률 높은 작전을 구사할 수는 없겠으나 컬링을 보고 있자면 다음 스톤은 어디에 놔야할 지 당연히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4. 2시간의 다큐 or 라이브?

거의 모든 스포츠를 막 논하고 이렇게 선수간의 대화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종목을 본 적 없다. 다른 종목들의 중계를 생각해보면 반칙시 비명소리, 코치진의 다급한 지시소리, 팀메이트들간의 사인 또는 파이팅 격려소리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육성일 것이다. 그러나 컬링은 어떠한가? 컬링장내의 모든 구간의 마이크들이 선수들의 스톤별 전술회의나 파이팅의 대화들을 여과 없이 담아준다. 헐~~~(hurry), 몇시 몇시, 좋았어, 이번엔 많았어. 어떻게 할까? 등등 선수간의 경기운영에 관한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스포츠를 관전하는 입장에서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게다가 이런 육성은 선수의 클로즈샷과 더해져 양 팀의 분위기라든지 선수별 심리상태를 전달케 해준다.(컬링은 특별히 포커페이스하진 않는 것 같았다.) 이는 하드웨어적 장치보다 훨씬 더 선수와의 교감과 컬링의 현장성을 느끼게 해주는 하는 매력적 요소일 것이다. 


5. 스타(?) 플레이어

(지난 스위스전을 처음보고 삘받아서 주저리글을 쓰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이미 이번 대회에 앞서 컬링에 대한 조명이 많이 진행이 되었더라. 왜 난 한번도 보지 못했는지? 이거 뒷북 포스팅이 되진 않을지 심히 걱정이다.)


2시간 넘게 TV앞에 나를 고정시켜 버린 우리나라 컬링대표팀 선수들이다. 경기력도 파이팅 넘치고 좋았고 팀워크도 너무 좋아보였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대표팀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친구가 하나 있다. 


이슬비

이미 언론에서는 얼짱 선수라고 설레발이 장난 아니었더라. 
(http://news.naver.com/main/search/search.nhn?query=%C4%C3%B8%B5+%C0%CC%BD%BD%BA%F1&x=0&y=0)


글쎄. 얼짱보단 쪼꼬만하고 앳되어 보이는   귀요미 선수인 듯한데. ㅋㅋㅋ 언론은 참... 어린이집에서 일했기도 했다하는데, 과장 좀 해서 원생이었어도 될만큼 귀욤귀욤하더라. 그러나 경기 때는 사뭇 다른 느낌! 분명 기개있는 게임메이커이며 에이스 느낌 물씬 풍김. 앞서 말한 육성과 클로즈샵을 통해 본 그녀의 경기스타일과 강렬한 표정의 집중력은 시청자의 눈을 잡기 충분했다. 또한 2시간 넘게 쉬지 않고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필요할 때마다 적재적소로 스톤을 가져다 놓는 디테일을 보여준다!  


별외) 소치 밖의 컬링, 그리고...

호기심에 컬링에 대해 몇 가지 찾아보았다. 국내 중계는 2000년대부터 간간히 있어온 듯하다. 당연히 시청자의 선택권에는 들지 못했겠지만... 오늘 새벽 컬링을 스스로 재발견하고서는 살짝 미안한 감까지 들더라. 대한컬링연맹이라는 단체도 확인했다. 컬링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볼 수 있었고 참으로 얇은 우리나라 선수층도 확인하며.......

언론은 어떻게 이런 선수층을 가진 종목에게 메달을 요구한단 말인가? 멤버수는 거의 동호회 수준이다. (선수의 실력과 노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안타까운 인프라와 선수들 운동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한 한교에 선수 한 명이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솔직히 말해보자. 우리는 2년 또는 4년 잊을 만 하면 열리는 각종 올림픽에서 기미가 보이는 선수에게 너무나 당연히 금메달을 요구한다!(메달도 아니다 금메달이다.) 몇몇 선수들한테는 맡겨놓은 메달이라는 표현도 쓴다. 얼마나 가혹한가?

4년 후 자국 올림픽, 애국심과 국위선양의 단계에서는 당연히 선수들이 메달을 따오기를 바라지만, 사실 그것은 무관심한 국민들이 요구하기엔 너무나 뻔뻔한 행태가 아닌가? 요컨대, 말은 쉽겠지만 우리는 그저 그들과 같은 시선과 호흡으로 경기에 이입하여 즐기고, 좀 더 보텐다면 수 년간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예기치 않은 실수나 불운이 생기지 않게 응원해 주는 것이 좀 더 인간적인 바람이 아닐지 생각이 든다.


글이 길어졌다. 2014 소치에서의 나의 득템은 컬링이다!!
차차하게 될 중국, 영국, 러시아 등과이 경기를 챙겨보리라. 속사정이야 자세히 모르겠다.(약속된 스케줄이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빙속여제 이상화의 경기를 보여주지 않고 컬링을 중계해준 SBS에도 땡큐다!

20140214에 추가!!

러시아전과의 멋진 승리!! 그 여운을 즐기기 위해 웹페이지 뒤지다가 속이 뒤짚어질 글을 발견했습니다. 컬링팀 선수들 따위는 선수촌 밥도 못먹는다라는 글인데요. 이거 정말 사실일까요?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humor&no=207820&keyword=%BD%C4%BB%E7%C1%A6%B0%F8


출처 : http://news.sportsseoul.com/read/sports/1316336.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