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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실

[121219 대선]스톡홀름 증후군에 사로잡한 대한민국

대선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51.6%의 지지율로 당선되었는데요. 
(응?? 516? 박 후보 아빠의 바로 그 516???? ㅡㅡ;;)


당초 박빙을 예상했으나 각 언론사와 기관들은 어제 저녁 9~10시 경을 기해 '유력과 확실'이라는 시뮬 결과를 내보내며 좀 싱겁게 판도가 결정난 모습이 연출되버렸습니다.
(물론 그 상황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원통하지만요....)


지상파와 보고채널들에서 점점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그 시간에 SNS에선 투표와 개표과정에 관련해 (사실 확인할 수 없는) 여러 의혹들이 타임라인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역/대/최/다 투표자에 의한 대한민국 최/초/여/성/대/통/령 탄생'

18대 대선이 낳은 성과를 타이틀만 보면 매우 그럴 듯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아요. 사실 그 정도가 아니고 매우 속이 쓰립니다. 


이번 대선은


'독자자의 딸' vs. '인권변호사'

'기득권의 특권층' vs. '민생의 서민연대'

'구태정치' vs. '새로운 정치'


라는 대결구도에서 대다수의 상식과 정의를 담고 있는 진영이 패배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대결구도에서 전자는 박근혜와 새누리당(한나라당), 후자는 문재인과 여권세력임을 지칭합니다. (찬성하지 못할 사람도 있겠지만 제 블로그니 나름의 기준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투표 결과를 보니 아래와 같이 세대별 대립이 뚜렷하게 나타났네요. '박정희의 추억' = 박근혜이니 장년층의 지지는 당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지역주의는 잠시 접어두죠. 인포그래픽을 보니 이제는 세대간의 갈등[대표이사실] - [121219 대선] 엉뚱하게 생각해 낸 논개작전!이 지역갈등을 넘어설 듯 합니다. 동서갈린 지역갈등은 우리의 역사속에 뿌리깊이 묻혀있으니 앞으론 옅어질 기정사실로 봐줘야 할 듯 합니다.






"왜 박근혜인가?"

장년층에 대해서 정치관이나 후보지지에 대한 설득을 시도해보지 않았습니다. 윗사람을 상대로 가르친다라는 반유교적 느낌 때문이기에 내심 포기한 부분이 있었던 듯 합니다. 다만 제 자신은 전혀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박근혜를 다른 분들은 좋아하는 이유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어느정도 편하게 대화가 가능하신 장년층(노년층)분들에게 박근혜 당선인(명칭 정정)을 지지하는 연유에 대해 여쭤 봤습니다.


1. 이러저러한 이유와 신념을 말씀해주시는 분

2. 문재인(노무현)보다 낫다 라는 비교적 잣대를 가진 분

3. 뚜렷한 이유는 없지만 그냥 박정희 딸 때문이란 분


뚜렷한 이유(1)가 있으신 분들은 생각외로 적었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정치프레임이나 미디어 환경에 영향을 받고 있는 분(2)이나 이유가 막연한 분(3)이 보다 많은 느낌이었지요.

요컨대, 제 주위 어른들은 3 > 2 > 1의 순의 타입으로 박근헤를 지지했었습니다.


재미난 건, 

대화중에 "그래도 ~~~~~~~~~~~~~~~" 라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준비된 대통령감이라던지, 첫 여성대통령이라던지, 젊은 일꾼이라던지....." 박근혜를 옹호하시면서 뒷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말이 바로 "그래도" 였습니다.

한국어를 사용하실 수, 그래서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면 "그래도"라는 단어의 용법을 아시겠죠? 여러 부정적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박근혜가 ~~~~~~~~' 라는 것이라는 거죠. 

오늘 날의 집권당과 정치세력의 결과가 좋지 않음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많은 과오가 있음 등등을 알더라도..... 함축된 많은 내용들이 저 '그래도' 앞에 생략되어 있으리라고 예상해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

그렇다면 박근혜를 옹호했던 시대의 어른분들은 어떤 마음일가요? 어쩌면 눈부신 경제성장과 유신이라는 암울함이 공존했던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의 자존감과 함께 스톡홀름 증후군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톡홀름 증후군 (위키피디아 링크)

Stockholm City Excursion

간단히 말해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교류를 통해 가해자의 생각과 입장을 동조하는 비이성적 심리증상이죠. 인질이 범죄자를 사랑하거나 그 도주를 도와주는 등 영화에서 나올 법한 증후군이죠.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피해자였던 당시 국민들이 인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압받았던 삶의 기간동안 가해자와의 동화하는 현상이 일어난 건 아닐까요? 그 시대에 통치를 위해 실행되었던 수많은 정치적 사회적 조치들이 현대에 와서는 고스란히 독이 되어 고질적인 대한민국 사회병의 원인이 되고 있음에 분노합니다. 경제성장, 돈이라는 반창고로 상처 위를 가리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심리학적인 용어를 그대로 한국의 현상에 가져다 적용하기는 큰 어폐가 있다는 건 알겠지만 당시 인질이 아니었던 저로서는 왠지 느슨한 관점에서라면 맞아 떨어지는 퍼즐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적어도 유신체제가 대한민국형 민주주의라고 언급하는 자보단 상식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제 상식으로는 이번 대선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