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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황무지 개간팀

위인장편다큐어록서 - 스티브 잡스

 

꽤나 늦었네요. 출간되고 구매는 바로 했으나.... 은근히 독서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회사 점심시간에만 짬짬히 읽다보니 오랜기간 읽게 되었네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요거 무척 두껍습니다. 사전급 볼륨감을 자랑합니다. 물론 사전처럼 깨알처럼 박힌 텍스트가 있진 않습니다. 다행이죠.

 

다른 이들은 하룻밤을 지새우며 다 읽은 분들도 있다 하던데, 저에겐 그 정도까지의 흡입력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결코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책은 아닙니다. 동 시대 천재를 다룬 책이지 않겠습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히 호기심이 든 답니다. (돈 좀 벌었다고, 유명해졌다고, 정치한답시고 내놓는 자뻑 자서전과는 격 자체가 다르지요.) 애플 제품을 애호하는 정도의, 그리고 멋진 쇼를 보여주는 스티브잡스에 대한 존경심 정도. 딱 그정도만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장르나 소재 자체가 밤새 볼만하지 않았을 뿐이죠. 

 

전 오히려 점심시간마다 읽었던 것이 잘 맞은 듯 합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의 나의 일상과 다른 그룹의 일상을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제가 하는 일, 삶에 대한 태도 등과도 대비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몇 달동안 보게되었지만.ㅋ)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보는 일이 많진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 다시 볼 지 모르기에 책을 보며 표시하면서 읽은 편입니다. 나중에 보게 되도 주요 포인트만 읽어주면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 날 듯 해서요. 과거 참고서에 했던 것처럼 말이죠^^ 근데 요녀석은 책도 두껍고 정갈한 문체로 전개되다 보니 아래처럼 상당히 많은 인덱스가 붙게 되었네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반부(픽사의 등장정도?)가 재미있게 읽어나가며 생각해볼 여지가 많았던 듯 합니다. 상대적으로 후반부는 저도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내용들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월터 아이작슨이라는 분도 상당히 잡스한테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이라고 여겨지지요? 애플 제품에서 느껴지는, 스티브 잡스가 일생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기치들이, 물리적인 책의 구성은 물론 맥락과 문체에서도 고스란히 녹아있는 느낌입니다. 영향을 받았다라고 표현보단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잡스와 교감하기 위해 노력 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끔 만듭니다. 실제로 주변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잡스에 대한 평과 생각을 저자한테 묻는 경우도 종종 등장했습니다.

 

책은 보신 분들도 동감을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전 요 책이 일종의 격언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책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겠지요. 책 속에 담긴 스토리라인은 결국 이해를 돕기 위한 장식이며 실제적 요체는 소제목과 각 결언 등으로 함축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책 안에서 인상 깊게 여긴 몇 가지의 어록에 개인적 단상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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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 더도 덜도 말고 잡스lium

 

단순함은 단지 하나의 시각적인 스타일이 아닙니다.
: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 엄청난 고행과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며, 각종 시행착오 역시 과감히 감수해야 한다라는.. 하얗기 때문에, 여백이 많기 떄문에 단순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순해도 괜찮을 만큼의 명백함이 준비되어 있기 떄문에 단순함의 빛이 발휘되는 것이지요.

 

여정자체가 보상이다.
:  애플에 몸 담고 같이 프로젝트를 한 사람들에게 던진 비전입니다. "고생했으니 연봉 더 받아야지. 올해 실적이 좋으니까 더 승진하고 싶다. 등의 세속적인 샐러리맨의 기본욕구는 개무시. 외부적 보상이 아닌, 자기 스스로 보상을 누리자는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멘트!

 

혁신적 기업의 특징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남보다 먼저 내놓을 뿐만 아니라, 담보다 뒤처졌음을 깨달았을 때 크게 도약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 남보다 늦었다면 단순히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아닌, 엄청난 것을 도전하고 성사해낸다는 야망이 느껴집니다.  창조는 모방의 어머니이죠. 윈도우가 그렇듯, 터치스크린이 그렇듯, 후발이라고 하면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하지만 요즘 우리네 기업들을 보면 어떤가요?

 

인생의 첫 30년 동안은 당신의 버릇을 형성하고, 인생의 마지막 30년 동안은 버릇이 당신을 형성한다.
: 이는 잡스의 말은 아니고, 힌두교의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실질적이면서도 인생의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덧붙어 오래 건강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는냐고 무척 중요한 듯 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제록스 PARC의 앨런 케이가 한 격언이라고 합니다. 잡스의 마음 속에 잘 각인되어 있는 말이고요. 막연한 걱정과 리더에 대한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무엇인가 진취적이며 확신에 차게 만드는 글인 듯 합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시장조사 같은 걸 하고 전화를 발명했습니까?
: 역시 앞서의 문구와 그 결을 같이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 하나하나의 창조성을 불어넣는 잡스. 다음의 글과도 연결이 됩니다.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적히지 않은 것을 읽어 내는 게 우리 일.
: 저도 일하면서 조사와 설문들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한계입니다. 소비자가 우리가 생각한 만큼 스마트(?)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없습니다. 만족도나 취향에 대한 검증은 가능하겠지만요. 숫자와 데이터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능력이고 창의력이겠지요.

 

창의적인 사람 한 명보다 체계를 갖춘 훌룡한 기업이 훨씬 더 커다란 혁신을 일궈 낼 수 있다.
: 묘하게도 과거 이건희 회장의 천재가 수십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인재경영론과 정반대의 이야기입니다. 동서양의 문화차이도 있겠지요. 전 잡스의 사고에 한 표합니다. 그렇기에 경영자나 소위 윗 분들이 회사의 건전한 체계를 갖춰나가는데 보좌를 하고 싶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결을 맺어봅니다.

얼마 전에 아들에게 위인전을 사주려고 좀 찾아봤습니다. 코엑스에서 열린 유아교육전도 가봤고요.  두 가지에 놀랐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세대에는 필수코스였던 위인전이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비인기 장르가 되었다라는 것. 두 번째는 백남준,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이 현역활동(?)에 동시대에 있었던 인물들이 위인전으로 엮여져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얼마 후면(지금도 조금씩 있지만) 스티브 잡스도 위인전 카테고리 안으로 포함될 것. 당연한 건가요?^^  

 


스티브 잡스

저자
월터 아이작슨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10-2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스티브 잡스'가 밝히는 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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