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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황무지 개간팀

맛있는 지식뷔페 -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

 

 

대중과 소통하는 '캠퍼스의 글쟁이들'을 만나다
우리 시대 최고의 필자, 위대한 지성과 만나다.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들을 통한 교양과 지식의 충전

우석훈, 유홍준, 최재천, 안철수...

대중이 가장 만나고 싶은 학자 60인의 지식을 훔치다.

<표지&띠지 디자인 中...>

 

 

사무실 제 뒷 자리에 앉아계신 차장님이 계십니다. 불혹의 나이를 조금 넘으셨는데 저와 비슷해 보일정도로(전 몇살일까요?ㅋ) 극강 동안을 가지고 계시며, 사내 책 동아리 활동을 하시면서 틈틈히 시간을 내어 상당히 많은 양서들을 탐독하시는 뒷 모습이 무척 매력적인 분이십니다. 얼마 전에는 늦둥이 셋째가 돌을 지났을 정도로 건강한 심신을 베이스로 회사와 이 나라에 이바지 하시는 분입니다.

사설만 무척 길어졌는데요. 그 분 책상에 있던 책 중 눈에 띄는 녀석이 있어서 빌려 본 책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요 '대중을 유혹한 학자' 입니다. (차장님 잘 읽었습니다^^)

각종 국채사업(정책)에 대한 검증, 천안함처럼 굵직한 사건사고들의 규명, 또는 일반 서민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 정부의 행보로 나타난 사회현상 분석과 같이 그 어느 때보다 식자들의 활동과 목소리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미디어에 속해 있는 기자들이 그렇 듯,) 식자들이 가져야 할 사명감, 학자주의, 소신, 역할과 책임 등에 있어서는 일반인들의 기대치에 부흥하기 보다는 많은 아쉬움과 심하게는 불신만 남기고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장님의 책상에서 이 책이 눈에 안 띌 수가 없지요. 분명 대중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니 전문 학술지나, 논문 모음집은 아닐 테고요. 아마도 저 같은 목마름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닌가? 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히 제가 가진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편집의도를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얼마 전까지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혼창통(http://ethen.tistory.com/183)과 비교를 할 수 있을 듯 한데요. 혼창통이 주제를 중심으로 각 인물이 본문에 insert 되어 있는 형태라면 이 책은 다소 평범하게도 인물 중심의 묶음집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큰 테마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그 안에 식자들의 생각을 담아 놓았습니다.

 

아마도 각 분야에서 학문의 깊이와 내공을 담기에는 이 구조가 가장 편리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분명 몇 번의 인터뷰와 원고를 주고 받는 동안 각 식자마다 굉장히 많은 분량과 사고가 담겨 있는 원고가 나왔을거라 예측되는데요. 이를 균등하게, 그러나 그 분들의 주장과 지식전달이 해가 되지 않도록 편집하는데 지은이가 무척이나 고생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혼창통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지은이 박종현 씨도 기자입니다. 소속은 세계일보의 문화부입니다. 책 날개부분에 소개를 보니 다수의 책들을 출간했네요. 역시 정해진 분량 제약에 많은 정보를 기승전결의 맥에 맞춰 알기 쉽게 풀어쓰는 것은 기자들의 능력인듯 합니다. 혼창통에서도 이러한 능력과 그 글이 주는 매력을 느꼈거든요. 게다가 이러한 인사들을 기자의 업무활동이 아니면 쉽게 만나볼 수 있지도 않을 듯 합니다.(일반 작가나 지은이들에게는 현실적 제약이 느껴지는 듯하여 조금은 씁쓸합니다.)

 

포스팅 제목에서 '맛있는 지식뷔페'라는 부제를 썼는데요. 이 책의 실제 느낌이 그렇습니다. 뷔페라고 표현했다고 흔히들 결혼식이나 요즘 젊은 층이 많이 가는 샐러드바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그런 호불호가 갈려 들러리 요리는 뺴고 main만 골라 먹는 산티 뷔페가 아닙니다. 비유적으로 내 앞에 차려진 60개의 모든 음식 하나하나가 담백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풍기며 독자들에게 유혹의 손짓을 날리는 뷔페입니다. 참여한 식자의 전문분야가 저랑은 무관하더라도 그 분의 고민과 현 시대의 문제, 앞으로의 전망과 요구를 한 줄씩 읽다보면 지면 한계의 아쉬움과 더욱 커져가는 지식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은이의 글구성력과 주제선정이 훌륭하다고 느껴집니다.

 

500p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갈피가 중간으로 옮겨 갈수록 그 분들의 선구적 발자취나 선경지명, 학문에 대한 열정과 자긍심. 등은 스승의 부재로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훌륭한 멘토상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감싸고 있는 훌륭한 가르침 - 모든 학문과 지식은 그 정점에서 통한다. - 요즘 유행하는 말로는 통섭(http://ko.wikipedia.org/wiki/%ED%86%B5%EC%84%AD)의 필요성. 아니, 필요성을 넘어 필수성이 여느 식자의 글 속에도 자연스러운 코드로 담겨 있습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분야의 大家들이 가진 내공과 통섭으로 총칭할 수 있는 그 지향성이 자연스럽게 발산됩니다. 이렇게 60인의 목소리가 하나의 가치로 공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스승과 롤모델을 점차 상실해가며 건조한 외로움을 느끼는 이 땅의 성인들에게 머리는 물론이거니와 가슴까지 따뜻해지게 해주는 이 책은 분명 맛도 좋고 몸에도 건강한 요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중을유혹한학자60인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박종현 (컬처그라퍼,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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