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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후생부/맛(멋)집에 계란탁! 팀

[전주vs안동vs진주] (펌) 비빔밥도 지방마다 다르다,

이따금씩 가야하는 지방 출장..

항상 대도시로만 출장을 가야하는 것은 아닌지라,

몇몇 지역에 이런 명소를 알아두면 비교적 행복한 출장길이 되지 않을 런지요.

작다면 작은 땅 덩어리 안에 이렇게 다른 특성을 가진 음식들이 존재한다니..

오늘 점심은 ethen표 비빔밥을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점심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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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옛 이름은 ‘여러 가지를 한데 섞은 밥’ 이라는 의미의 골동반(骨董飯)이었다. 고슬고슬한 밥, 각양각색의 나물, 육회와 고명, 고소한 참기름이 한데 어우러져 비벼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침이 꼴깍 넘어간다. 혹자는 비빔밥을 두고 ‘양두구육’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실상 눈으로 보는 것보다 오히려 한데 섞여있을 때 더 아름답고 근사한 음식이 바로 비빔밥이다. 왜냐하면 각각의 개성적인 맛을 가진 재료들이 뒤섞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빔밥’ 이라는 한가지의 오묘하고도 훌륭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화합의 음식’ 또는 ‘섞임의 미학’ 이라 불리는 비빔밥.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의 문화와 혼을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유산인 비빔밥을 지금 만나러 가보자.

오색찬란한 맛과 멋 … 조선 3대 음식 ‘전주비빔밥’ - 전북 전주 

한국의 비빔밥은 그 뿌리를 대략 3가닥으로 잡는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전주비빔밥이요, 나머지는 진주비빔밥, 그리고 안동의 헛제사밥이다. 어느 것이나 한 그릇에 여러 가지 찬을 골고루 얹어 비벼먹는 것이 특징인데 지역에 따라 재료도 다르고 담아내는 그릇도 다르고, 곁들이는 국 들도 조금씩 다르다. 그 중에서 평양냉면, 개성탕반과 함께 조선 3대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전주비빔밥은 이것저것 대충 섞어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화려함과 더불어 격식으로 양반들의 눈과 혀를 사로잡았던 음식이다. 
 



“ 딱히 먹을 만한 게 생각나지 않거나 할 때 ‘비빔밥이나 먹을까’ 라고들 많이 얘기하죠? 사실 비빔밥 한 그릇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몰라요. 밥을 지을 때는 쇠머리를 고아 밥을 지어야 하구요. 갖가지 야채들도 정성스레 다듬을 뿐만 아니라 황포묵도 준비해야 하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 고추장과 간장도 직접 담군 후 몇 해씩 충분히 묵혀서 사용해요. 오방색처럼 무엇 하나 흐트러지면 조화가 깨지는 것이 비빔밥이죠. 정말 한도 끝도 없는 것이 바로 이 전주비빔밥이에요.”

어머니에 이어 44년째 전주비빔밥집을 대물림해 성업하고 있는 전주시 중앙동 성미당의 주인 정양자씨의 말이다. 전주비빔밥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서 말한 대로 쇠머리를 고아낸 물로 밥을 짓는다는 것이다. 사골국물로 밥을 지으면 탱글탱글하면서도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맛이 나면서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아 야채와 함께 섞어도 뭉개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지어낸 밥을 돌솥이 아닌 구리와 무쇠를 이용해 만든 유기그릇에 담아내는데, 각종 야채에 함유된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소의 파괴를 막아주고 아삭한 맛을 그대로 유지시켜준다. 한 마디로 ‘제대로’ 비벼낸 밥이 바로 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의 주연은 단연 콩나물이에요. 쥐눈이콩에서 자란 콩나물은 전주 특산물 중에 하나죠. 오래 삶아도 씹는 맛이 좋아요.” 
 

성미당의 비빔밥이 다른 집과 구분되는 것은 바로 사골밥에 고추장, 콩나물, 참기름과 한데 섞어 비빈 다음, 그 위에 나물들을 보기 좋게 얹는다는 것이다. 나물이 뭉개지지 않게 젓가락으로 딱 3번만 저으면 맛있는 비빔밥 완성이다. 고소하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 계절에 따라 준비된 맛깔스러운 반찬들도 보는 이의 먹성을 자극시킨다. 맑은 콩나물국과 함께 곁들여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국이나 물김치 등은 별미다. 총 30여가지의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전주비빔밥. 후덕한 인심과 천혜의 자연에서 나오는 재료의 풍요로움, 그리고 정성이 어우러져 만든 합작품인 전주비빔밥 한 숟가락 입 안에 밀어넣으면 여행의 고단함이 눈 녹듯 싹 사라진다. 

※ 전주 가볼만한 곳




놋그릇에 담긴 안동유생들의 비밀스러운 밤참 - 경북 안동 

양반의 고장 안동은 예로부터 양반 마을답게 집집마다 4대 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제까지 합하면 보통 제사만 한 해 스무 차례가 넘었다. 안동헛제삿밥은 제상에 올렸던 나물과 탕채를 간장에 비벼먹는 음식으로, 또는 옛 선비들의 밤참거리로 진주헛제삿밥과 쌍을 이루던 허드레 음식이다. 이 ‘헛제사밥’ 대한 전설은 여럿 있다.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안동유생이 배가 출출해지자 하인에게 제사를 지내야한다고 장난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헛제사상’ 을 차리게 했는데 제사는커녕, 제삿밥만 나누어 먹는 것을 보고 하인들이 ‘헛제사밥’ 이라 부른데 연유되었다 전해진다. 또 하나는 서원이 많았던 안동지역에는 타지역의 많은 유림과 유생들이 서원에 모이게 되었는데, 이때 준비한 비빔밥의 재료가 다양한 어물과 탕국, 각종 나물 등 제사 음식과 비슷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안동헛제삿밥 상차림은 나물과 간고등어, 녹두전, 명태찜, 두부 부침을 기본반찬으로 하고, 놋그릇에 따뜻한 밥을 담아낸다. 선비들이 먹은 밤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모든 찬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 커다란 놋그릇에 나물을 넣고 비벼먹어도 좋다. 


※ 안동 가볼만한 곳




진주성 전투, 승리로 꽃피운 칠보화반 ‘진주비빔밥’ - 경남 진주 


비빔밥을 논하자면 진주비빔밥도 빼놓을 수가 없다. 칠보화반, 꽃밥이라 칭송받아 온 진주비빔밥은 역사적인 의미, 그리고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춘 음식이다. 먼저 진주비빔밥이 칠보화반이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동황색의 둥근 놋그릇과 흰빛의 밥 테, 그리고 다섯 가지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가지 색상의 아름다운 꽃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 진주비빔밥은 또한 임진왜란 당시 12만 왜군의 공격을 7만 명의 진주성 민, 관, 군이 힘을 합쳐 대적한 진주성 싸움과도 관계가 깊다. 진주성 싸움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였다. 여기에는 전투에 직접 참가한 사내들뿐만 아니라 이를 위에서 물심양면 뒷받침해준 여자들도 몸과 마음의 뜻을 합쳤다. 이렇게 모두가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진주 육회비빔밥의 역사가 함께 시작된 것이다.


연일 계속되는 왜군의 맞선 진주성 병사들은 한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이에 부녀자들은 밥을 지어 날라야했는데 실상 전쟁터에서 병사들에게 밥과 반찬을 따로 챙겨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에 밥 위에 각종 나물을 얹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힘을 내 싸워야할 병사들에게 나물만 먹일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진주 일대에는 소가 많아 고된 전투에 기진맥진한 병사들이 밥을 먹고 힘을 낼 수 있도록 갓 잡은 소의 싱싱한 살코기를 잘게 썬 후 나물과 함께 비벼주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진주비빔밥이다. 얼핏 보기에 여느 비빔밥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사골국물로 밥을 짓고 바지락 살을 이용한 보탕국을 얹고 숙주나물, 무나물, 고사리, 속데기, 청포묵, 죽순나물 등을 이용하는 게 진주비빔밥의 특징이다. 그 위에 고추장과 육회를 차례대로 얹는데 그 모양을 보면 사람들이 왜 진주비빔밥을 두고 칠보화반이라 부르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 진주 가볼만한 곳


<여행 팁>

▷ 전주비빔밥 맛집 : 성미당(063-284-6595), 고궁(063-251-3212), 가족회관(063-284-0982), 한국집(063-284-2224)등이다.
* 전주 여행문의 : 전주시 문화관광과 관광홍보팀(281-5044~5), 전주역 관광안내소063-281-2024
▷ 안동 헛제사밥 맛집 : 까치구멍집(054-855-1056), 터줏대감(054-853-7800), 옥류정(054-854-8844), 민속음식의 집(054-821-2944)등이 있다.
* 안동 여행문의 : 안동관광정보센터 054-856-3013, 안동시 관광안내소 054-1330
▷ 진주비빔밥 맛집 : 천왕식당(055-741-2646), 제일식당(055-741-5591), 본토비빔밥(055-752-4488), 설야(055-762-0585), 천수식당(055-742-7977)이다.
* 진주 여행문의 : 진주시청 055-749-2114, 진주시관광안내소 055-749-2485


 


글 : 손은덕 (한국관광공사 취재기자)
자료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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