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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사교육 대책팀

초딩을 메말리는 고엽제 : 입학사정관제

the professor is six minutes late
the professor is six minutes late by Jonathan Pobre 저작자 표시비영리

제가 초등학교 아니죠,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을 회상해보면 놀이터와 공터에서 학교친구들과 야구나 축구, 구슬치기, BB탄 총싸움 등등을 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렇게 평화롭게 놀던 시대가 산골에서 도랑치기하던 옛시절도 아닙니다. 빽빽한 아파트촌에서 살았을 시절이죠. 88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이 저에겐 형이니까요 ㅋㅋ  



그렇게 뛰놀고, 때론 친구들과 집에서 모여서 최신 16비트 컴퓨터로 카발, 3d 테트리스? 뭐 이런 게임도 했었지요. 그래도 공부는 제법 했던 거 같습니다. 문제집 한 두권과 표준전과 또는 동아전과만 가지고 공부하면 종종 학교시험에서 올백도 받아보고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렇게 놀면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교과서나 교재보다는 소설이나 위인전을 많이 읽어야 했던 분위기였습니다.
fixin'
fixin' by SlipStreamJC 저작자 표시비영리

근데 요즘 초등생들은 어떤가요? 학원을 몇 개씩 보내는 엄마들의 푸념은 이제 식상한 멘트가 되어 버렸지요. 게다가 대단한 해결책인 양 난데없이 나타난 입학사정관제라는 짝퉁 도깨비방망이 때문에 나라전체가 들썩들썩 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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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집체교육+지필고사중심의 성적평가+단편적인 입시체제+기타 과외활동의 경시+사교육 팽배 등등... 현 교육현실에 산재하는 이런 악재들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이 제도가 현 악재를 더 부추기는 사상누각의 형상을 띄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금의 우리 아들, 딸들이 짊어지게 되겠지요.

제가 이토록 우리나라에서의 현 입학사정관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제도의 의도와 기대되는 이론상의 순기능보다는 현실과의 괴리에서 발생할 부작용과
병폐가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과정과 절차에 녹아 든 것이 아니고 준비없이 학생을 선발하고 사정하는 최종단계에서만 급조한 잣대로 짜맞추어 넣으려 하니.... 입으론 똥을 먹고 똥xx으로 음식을 짚어 넣는 것이 아닐런지..

Lake Hume at 4% - 6531
Lake Hume at 4% - 6531 by suburbanblok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아래는 위 내용에 대한 술자리용 뒷다마 안주를 준비해 봤습니다.
희망전공분야 활동과 상장수집?
희망전공에 대한 성장 과정상의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라고 입시전문가들이 조언합니다. 이거 참 웃깁니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직업종이 1/3로 적다고 하죠? 직업의 다양성도 보장받지 못하고 호불호 직업이 편중되어 있다라는 것을 시사하는 듯합니다. 이런 마당에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릇을 넓여야 할 나이에 밥벌이용 전공을 미리 점찍어 (몇 개의 직업군이나 되겠습니까?) 관련 교외활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까? 또한 학생 때의 활동이라 해봐야 뭐가 있겠습니까? 봉사활동, 대회수상... 캠프정도? 집에서 가족끼리 얼굴 보고 밥먹을 시간도 부족한 이 판국에... 너무도 어긋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차라리 관심분야에 대한 멋진 블로그를 차근히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그럴듯 해 보입니다.

또한 세상에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나이를 낮춰 우리 초딩들한테 물어보면 그 대답은 더욱 회의적일 것입니다. 지금 하는 공부도 왜 해야하는지,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라기도 어렵습니다. 잘 따라와 주면 고마운 거죠. 이젠 초등생들도 무슨 캠프를 한번 가도, 방학 때 자원봉사를 한번 해도 그 놈의 spec을 위해 진정성이 빠진 요식행위로 할 공산이 크죠. 어쩔 수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싶던 일로 자신을 속여가며... 그렇게 등 떠미는게 지금 우리 어른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