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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사교육 대책팀

Issue, 달라진 입시제도, 특목고 유리한가?

 

대입제도에 따른 특목고 입시 전망

대학의 특목고 우대 속 제재는‘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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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특목고에 대한 압력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사교육 경감대책을 통해 사교육 증가의 주범으로 못박았고, 최근의 토플대란도 외고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특목고 지정해지나 전문계고로의 전환까지 언급하며 엄포를 놓고 있지만 특목고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대학에서부터 특목고에 유리한 입시안이 나오고, 일반 고교의 교육 수준은 나아지지 않고 있으니 대책을 내놔도 ‘공염불’이다. 대입제도의 변화에 따른 특목고 입시 영향력과 반응에 대해 짚어본다.

원가의 대세는 특목고다. 논술이나 대입 학원 시장이 30%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특목고 학원은 어느 지역이나 불야성을 이룬다. 특목고 선호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특목고 출신의 주요 명문대 입학이 늘어나고 좋은 교육 여건 때문에 ‘사실상 옛 명문고의 부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령대도 중학교는 늦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준비하는 것이 통설이다.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을 나가는 학생들도 대부분 외고나 국제중·고 등 특목고를 겨냥한 필수과정 중 하나다. 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당분간 특목고 열풍이 지속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대학 진학률 높아 지속되는 특목고 열기
최근 한 교육신문의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등학생 학부모 1200명 중 절반(56.3%) 가량이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목고의 매력은 단연 명문대 진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신 성적에서 불리하더라도 전체적인 면에서 대학 입시에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목고들은 주요 대학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명문고로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 5명 중 1명(전체의 19%)이 특목고 출신이다. 2004년 14%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의 6개 외고와 2개 과학고 졸업생 절반 가량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서울대 입시에서 가장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고교는 대원외고이고 명덕외고, 서울과학고가 그 뒤를 이었다. 2006년에는 서울 지역 6개 외고의 경우 졸업생 10명 중 6.5명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Y 대학으로 불리는 명문대 진학률은 한영외고가 76.7%로 가장 높았고, 명덕외고 76.3%, 대원외고 72.9%, 대일외고 59.8%, 서울외고 50.7%, 이화외고 40.9% 순이었다. 대원외고는 2006년 서울대에 77명, 연세대와 고려대에 각각 1백23명의 합격생을 배출했고 한영외고에서는 서울대 28명, 연세대 99명, 고려대 90명이 각각 합격했다.
서울시내 과학고 중에서 서울과학고는 2006년에 서울대 34명, 카이스트 50명, 한국정보통신대(ICU) 8명, 연세대 17명, 포항공대 2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한성과학고는 서울대 19명, 카이스트 38명, 연세대 30명, 포항공대 12명의 진학 실적을 거뒀다. 과학고의 경우 졸업생의 90% 가까이가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다. 특목고의 꾸준한 진학 실적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특목고생 선발 위한 대학의 강한 의지 
특목고의 명문대 진학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중위권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내신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내신반영률을 높이라는 교육부의 권고를 받아들이고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외형상 내신에서 불리할지 몰라도 각 대학들이 논술 변별력을 높이는 등 특목고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특목고가 대학 입시에 크게 불리할 게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원관계자들은 “대입전형 내용을 보면 특목고생을 우선 뽑겠다는 대학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특목고생 진학을 점차 부추기고 있다”며 “특목고생들이 수능과 대학별 고사에서 충분히 내신 약점을 커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2008학년도부터는 특목고 학생을 위해 동일계 특별전형이 생겨 외국어고에서 어문계열, 과학고에서 이공계열, 국제고에서 국제계열로 진학할 경우에 동일계열로 인정돼 가산점 등의 혜택도 받는다. 이 때문에 특목고에서 동일계로 진학하는 학생은 더 유리할 수 있다.
어학이나 과학에 남다른 소질과 흥미를 보이는 학생의 경우 외고나 과학고 진학에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특목고에서 동일 계열이 아닌 법학, 경상, 의학계열 등으로 진학할 경우에는 동일계 진학의 혜택은 주어지지 않는다.
서울 지역 외고의 경우 동일계 진학률은 35% 내외, 비어문계 진학률은 65% 내외에 달한다. 학원가에서는 특목고에서 비동일계 진학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경영, 법학,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학부에서 동일계 전공을 마치고 대학원에서 이들 전문대학원에 다니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특목고 열풍 쉽게 잦아들지 않아
교육부의 특목고 관련 대책은 거의 2~3개월에 한번씩 나올 정도로 오락가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외고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지필고사 형태의 구술면접 고사 문제, 외고 입시의 높은 사교육 의존도, 외고의 명문고화 등이 지적됐다. 학원관계자들은 대부분 고교 평준화 제도가 거의 해체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3不정책(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대학본고사 금지)이 유명무실해져 과학고, 외고, 강남지역 고교, 일반 고교 등의 등급으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이같이 특목고 입시문제가 불거지면서 교육부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올해 초 서울시교육청은 특목고 입시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고 입시 요소 중 구술면접 비율을 낮추고 내신 반영률을 30% 가까이 높이기로 했다.
또 최근 토플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2009학년도 특목고 입시부터 토플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2006년 말 교육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수행한 한국교육연구소의 ‘특수목적고 중장기 운영 방향 및 발전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외고와 국제중은 입시 위주의 학교로 변질돼 수를 대폭 축소하고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목고와 관련된 문제는 갑작스레 불거진 것이 아니라 이미 교육 당국에서도 몇 해 전부터 알고 있던 사안이었다. 국감에서 지적됐기 때문에 외고에 대한 감독이 강화된 것이라기보다 외고 열풍에 대한 일종의 견제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신일 교육 부총리까지 나서며 특목고의 명문고화 문제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나서지만 특목고 열풍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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