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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황무지 개간팀

이 책을 필독해야 할 9人 -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아갈까요?

자기 자신을 매일같이 학대하며 때론 남을 밟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이면서 하루하루 소비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현대인이 아닐까요?
저 또한 그 군상 중의 한 명이겠지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책을 접하게 되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거장을 만난 기분이 듭니다.

부끄럽게도 전 홀트재단, 홀트아동병원에 대해서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조병구 원장님에 대해서도 몰랐지요. 더욱 부끄러운 것이 해외입양 1위국이라는 오명이 각 입양기관의 사업화된 행위 때문이라 선입견을 가지고 속을 들여다 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관심은 무지로 무지는 오해와 편견으로....]

저 같은 사람들이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천사같은 아이들에게 얼마나 시라린 상처를 입혔을까를 생각하면 꼭 대로 위에서 발가벗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제가 느낀 감동을 아래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영화 한 편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1. 가족간의 불협화음으로 불편한 관계를 고민하는 분
가족의 존재 자체의 소중함과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민하는 반목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세속적인 일인지에 대한 자조의 기회로 다가 옵니다.


2. 곧 결혼을 하거나 예비부모인 분
한 생명을 잉태하여 출산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자 책임감을 요하는 일인지, 생명자체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3. 불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부부
불임은 분명 슬프고 힘든 시련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련의 아름다운 극복이 얼마나 숭고하며 인간으로서 축복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4.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불편함을 지닌 지인이 있는 분
이질에 대한 동정과 배려의 시선이 아닌, 어울림과 의연함의 시선으로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또한 우리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더 성숙해야 할지 과제를 내주기도 하지요.


5. 경주하며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고 싶은 분
지치고 고단한 삶을 살아오신 여러분에게 책 속에 녹아 있는 인생의 가치와 이타적인 삶에 대한 교훈이 우리 마음과 소박하게 공명될 것입니다.


6. 남을 위해 가치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 분
관심과 계획이 즉각적인 시도와 노력으로 실천해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친구입니다. 또한 나눔의 우선순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요.


7. 도시의 회색 풍광이 답답하신 분

정해진 룰과 시간속에서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상, 도시의 소음과 매연, 시각적 공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줄 한 잔의 향 좋은 커피가 되 줄 것입니다.


8. 사람간의 정을 잃고 불신감에 시달리는 분

어른말을 잘 듣고 인사 잘하기가 과거의 미덕이 오늘은 낯선 어른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사람의 향과 정이 그립다면 지금 바로 책을 펼치세요.


9. 타인의 선행이 좋게만 보이지 않는 분

연예인들의 선행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기업 및 유명인사의 연말 기부이벤트 역시 고깝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음지에서 조용하게 이름 없이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한 기록이 이 안에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 눈에 걸리고 심박과 동조한 글귀를 몇 글자 옮겨 봅니다.
 

단 1센티미터 높이만큼도 자유롭지 못한 채 세속에 발바닥을 찰싹 붙이고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현군이 노랫소리가 잠시나마 날개가 되고 휴식이 되고...
                             - 아름다운 영혼의 목소리, 현군이의 노래 中 [36p] -
내 손으로 서명한 사망진단서의 이름들을 잊지 않게 하소서.
불행한 출생과 때 이른 죽음, 한없이 가여운 어린 삶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고 이 모두가 어른의 잘못이라는 걸 우리가 뼈저리게 깨닫게 하소서.
- 영원히 가슴에 묻힐 케이의 비석 中 [174p] -

이런 아이로 키우게 하소서. 가진 것에 감사하되 덜 가진 사람과 나누게 하고, 밝은 자리에 있되 어두운 자리를 보살피게 하고, 높은 곳을 보되 낮은 곳도 돌아보게 하고, 어디서든 사랑받되 타인에게 돌려주게 하소서. 그러기 위해 먼저 이 아이의 여린 생명을 지켜주소서.
- 신생아의 하룻밤 힘겨운 사투 中 [184p] -

이제 제발 사람 살린답시고 오히려 공지에 몰아넣는 법은 안 봤으면 좋겠다. 정말로 사람 살리는 법,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을 살려 주는 법만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 아픈아이를 살리려거든 버리라고? 中 [221p] -

여자가 엄마가 되는 데 꼭 임신이나 출산의 경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눈을 맞추고 똥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모성애는 시작된다.
이게 바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입양아를 위해 엄마가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이유다.
- 시리얼 할머니, 지니의 오랜 기다림 [268p] -



이틀 후면 업무차 조병국 전 원장님을 뵙게 됩니다.

큰 어른 앞에서 만나뵈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인사를 어떻게 드려야 할까 너무도 고민입니다. 아마도 원장님을 뵙게 되면, 사탕선물을 기다리는 어린 손주아이처럼 그 분을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조병국 (삼성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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