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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후생부/웰빙&여가&휴일팀

가을의 봉하마을 - 가벼운 발걸음, 무거운 맘가짐

가을내음이 솔솔 묻어나오는 요즘, 2박 3일간의 농땡이성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부산(김해)-군산-서울로 이어지는 코스인데요. 차도 막히지 않고 하늘도 너무 이뻐라해서(운전하느라 사진은 못찍음) 기분좋은 출장이 아닐 수 없더랬지요.

또 역시 부산과 군산은 바닷가라 산해진미도 넘쳐날 테고요. 첫날 김해를 찾아가는 길에 낯익은 이름의 이정표가 보였습니다. 바로 봉하마을인데요. 첫 날 목적지인 김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이번 기회에 한번 다녀 오리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다음날 아침
시락국밥(?)으로 간편히 해장하고 봉하마을로 떠났습니다. 김해에서 한적한 길로 한 20분 정도 달리니까 도착할 수 있더라고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하면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으며 모두들 하실 말씀도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분분한 개인적 정치적 의견은 가급적 배제하고 그냥 사진위주로 마을 정취와 느낌만을 쓰려 합니다.



마을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것은 역시 노란색 건물의 자원봉사센터 입니다. 노사모 분들이 마을에서 운영하시는 듯 하더군요. 왼쪽에 공수중인 건물은 봉하마을 특산물은 봉하쌀을 위한 정미소라고 합니다.


센터  내부에는 배우 명계남씨가 쓴 추모글들이 표구가 되어 전시,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서예가이신 부모님이 함부로 작품은 찍지 말라는 어려서부터의 가르침 덕분으로 작품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천정에 그려져 있는 캐리컬쳐

출입문 유리벽에 들어있는 희망돼지


 

주차장 근처에는 이같은 현수막도 걸려 있었고요.


좀더 묘역쪽으로 걸어들아가보니 복원해놓은 대통령생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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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생가는 사실 민속촌의 그 느낌과 같아서 큰 감흥을 못느꼈는데 생가 바로 옆에 설치된 오브제 하나가 조금은 애닳게 느껴지더라고요. 바로 노랗게 색칠이 되어 있는 우체통 이었지요. '대통령이 그리울 때는 편지를 쓰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아담한 기념품점과 풍광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기념품점 내부

또 기념관이나 관광명소에 의례있을 법한 바로 옆 기념품 판매소... 하지만 봉하마을의 기념품 판매소는 왠지 구태의연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그 분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치기어린 판매품 역시 없었고요. 주로 집필하신 서적, 티셔츠, 생활아이템 조금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못다쓴 회고록인
'성공과 좌절'을 한권 구입했습니다. 아버지 생신이라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죠. (저희 아버지는 그 분을 별로 좋아하시진 않습니다^^)


좌측사진을 보면 묘역의 정돈이 조금은 들된 모습이었지요. 좌우 상단에 보이는 바위. 가까이서 보니 산세가 험하더군요. 뭔가 사연이 있는 산이 주는 느낌입니다. 하긴 전국민적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산이군요.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 검붉은 펜스가 모역자리입니다.
우측이 대통령 묘입니다. 유언에 따라 소박하고 검소하게 준비했다고 합니다만, 여기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이 묘를 보며 소박한 만큼 고개를 숙이며 반성을 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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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주위 발판에 총 19개의 국민들이 쓴 돌 발판이 있습니다. 전국 남녀노소를 골고루 안배하다 보니 총 19분의 편지글을 생기게 되었다고 현지 안내자분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안내자 분의 것처럼 보이는 이동용 자전거에 달려 있는 캐릭터인형, 환한 미소로 저를 맞이해 주고 계십니다.
 



화단에 따라 쳐놓은 줄에 노란리본이 달려있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이 말고 사진을 다 찍진 못했지만 마을 곳곳에 담겨있는 마을의 여유와 정취에 잔잔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날씨에 가볍게 찾아 간 봉하마을이지만 돌아가는 자못 무겁고 숙연해지더군요. 얼른 묘역 주위를 빠져나와 봉하마을을 바라보며 텁텁한 담배 한개피를 빼물었습니다. 그 분이 남겨주신 가르침과 말씀을 되뇌이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