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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부/AD&PR

PI로 생각한 전대통령들의 서거 특집방송

[謹弔]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서거


PI(Presidential Identity)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no telling where the money went
no telling where the money went by Adam_T4 저작자 표시

대부분 기업들은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하여 소비자들에게 호의적인 기업이 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들 마음속에 브랜드 포지셔닝(제품, 기업의 우선순위 또는 서열화)이 일어나 제품의 구매와 재구매가 활발히 일어나고 소비자 불만사항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렇게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위해 기업의 마케터들은 광고, 홍보, 언론기사, 사회공헌, 공익캠페인, 이벤트 등등 여러가지 활동을 펼치지요. 

그 방법 중 하나가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의 이미지(PI)를 기업이미지(CI)에 반영시키는 것입니다. 최고경영자의 대외행동, 외모, 내적철학 등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함으로서 최고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기업의 가치로 연결, 승화시키는 작업이지요.

쉬운 예로 최고경영자가 비리, 도박, 사치스러운 행보를 보여주며 도덕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기업이미지는 어떨까요? 제품의 신뢰도, AS의 불친절, 소비자가격의 합리성까지... 소비자가 뭐 하나 믿고 구매하기가 참으로 껄끄러울 것입니다. 반면 검소하며 대중과 대화를 즐겨하고 지식전파 활동과 사회공헌에 힘쓰는 최고경영자는 그의 윤리성이 그대로 기업이미지에 반영되는 것이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분향소


어제 김대중 전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접한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제 저녁은 공중파 3사에서 감사하게도(?) 미리미리 준비하신
서거특집 방송을 방영하였더군요. 


왠지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고, 노 전대통령 때의 경험을 살려 각종 오락프로의 자제결정도 왠지 기계적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특별편성 자체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적인 업적과 역사적 의의, 개인적인 고초와 억압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던 좋은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방송을 맘 편하게 시청하지 못했겠지요? 누구는 그 시대를 회상하며 몸서리치고 누구들은 자신의  치부가 다시 튀어나와서 헛기침하면서 보셨을 수도... 

역시 눈에 가장 들어오는 건 방송내내 조명되었던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김 전대통령의 슬로건이었지요. 이 짧은 문구가 가진 가치가 현재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 PI = 대통령
국가의 최고경영자는 당연 대통령입니다. 국가이미지, 그 당시 시대적 가치와 삶의 모습을 반영하는데 있어 대통령의 언행과 이미지는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노 전대통령 서거일 때도 느꼈지만,  김 전대통령 서거 특집 방송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고 스스로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보여주신 정치적, 경제적 업적보다는 살아온 세월 속에서 지켜온 자기철학, 희생, 휴머니즘이 우리 국민들에게 가슴 깊이 와닿았기 때문이죠. 

걱정스러운 건 지금부터지요.
현재 생존해 있는 전 현직 대통령들이 서거하게 되면 그들의 살아온 모습을 어떻게 방송에서 담아낼까요? 독재, 실정과 비리, 거짓말들을 폭로하면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ver.으로만 방송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나면 대통령은 어찌되었던 국가를 대표하는 PI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대통령 직무와는 큰 상관이 없는 성공담만을 다룰 것도 아니지요. 자연스럽게 올 해 서거하신 두 분보다 참으로 억지스럽고 초라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요?  무진장 머리 싸매서 짜고 짜낸 내용일테니까 말이죠.

멀지 않은 훗 날, 전현직 대통령의 서거가 일어난다면 과연,
그것이 방송이던, 다른 형태의 콘텐츠(위인전, 역사평론, 추모UCC)이던 어떻게 내용을 다룰 것인지 참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런 것을 역사의 심판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머리숙여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ensorship Sucks
Censorship Sucks by Thomas Hawk 저작자 표시비영리